한번은 끝까지 해봐야 알죠.

김보민
2023-01-19
조회수 469

A고등학교 교육복지사 선생님이 4명의 아이들을 추천하셨다.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며. 그런데 그중에 한 아이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갸웃 갸웃 하신다.  

- 이 친구는 좀 뺀질이 예요.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한번밀어줘>에 신청하려면 아이들이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물론 예산도 세워야 한다. 선생님의 추천서와 함께 제출을 하고나면 서류심사를 한후 면접심사를 받는다.  이번 면접심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신청한 아이들은 한명씩 질문에 대답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면접을 본 아이들이 말하길 우리 면접은 꽤 어렵다고 한다. 면접을 보고 나온 아이들은 진땀을 흘리고 "망했다"고 걱정을 했다는 이야기를 추천해주신 선생님을 통해 전해들었다.  그 뺀질이 라고 불리운 아이도 손에 땀이 흥건해져서 면접을 마쳤다고 한다. 도대체 뭘 물어보기에 아이들이 그러냐고 물으신다면  아주 당연한 걸 물어볼 뿐이다. 

" 우리가 너를 지원해주면 너는 어떤 발전을 보여줄 것인지? "

 "우리가 후원자님한테 너를 왜 지원해주어야 하는지 알려줘"

 "지원을 받은 너는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것인지?"  

특히 뺀질이는 댄스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지원을 했다. 그래서  우리가 너의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고  아이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투브에서 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아이는 해보겠다고 했다.  아이의 상황은 그랬다. 중학교때 댄스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을 했고 그 활동이 재미있었다. 처음으로 흥미를 가지고 한 활동이다 보니 고등학교에 와서도 계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더이상 동아리활동은 할 수 없었다.  집안 형편상 학원을 다니기 어려웠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헛된 꿈이라고 포기 하기는 아쉬웠다.  선생님이 한번밀어줘 지원프로그램을 이야기했을때 아이는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가 신청한 3개월치 학원비 55만원이 아니라 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봉사활동을 할 것을 요청했다. 자격증을 따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보컬, 댄스학원을 왜 지원해주는가?  궁금하다면 답은 이렇다. 있는 집 아이들은 자신이 흥미가 생긴 영역이 있을때 부모로 부터 지원이 가능하다.  그래서 해보고 안되는구나 접을 수도 있고 소질과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가장 효율적인 미래에만 투자를 해야한다. 실패는 있을 수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길이 아니다" 하며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그래서 소질과 적성이 아니라 취업이 잘되는 전공을 택한다. 우리는 하고 싶어하는 일에 아이가 한번 매진해볼 기회를 주고 싶다.  뺀질이가 춤과 노래에 소질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번 제대로 부딪혀 볼 기회는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얼마 후 추천해주신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 애가 알바를 해서 5만원을 보태서 학원에 등록을 했어요. 그리고 아주 다른애가 되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

하시면 사진을 보내셨다. 아이가 친구의 도움으로 찍은 프로필 사진이라고 했다.  (이런 맛에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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