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서 살아 - 엄마가 걱정인 중학생

김보민
2023-04-17
조회수 619

동수(가명)는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엄마가 아프고 없는 살림에 학원비를 아낌없이 지원받는 것이 미안합니다. 선생님의 추천서에는 엄마가 얼마전 큰 병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중3인 동수도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큰 병인지 알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면접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동수는 상당히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엄마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신청을 했다고 하면서 어렵게 자신의 집안내력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아프시고 6학년 3학년 동생 둘이 있고 아빠는 얼굴도 본 적이 없고 새아빠와 엄마는 자기 6학년때 헤어졌고... 그렇게 힘든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는데 동수가 마냥 안쓰럽습니다. 

- 동수야 힘든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그만큼 꼭 지원이 필요하다는 거지?

- 네. 엄마가 많이 힘드실꺼 같아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 하지만 우리는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야. 너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지원하는 프로젝트거든.

- 네....

시무룩해진 동수에게 다시 이야기했다. 왜 코딩을 배우고 싶은지. 그랬더니 동수는 한달동안 배운 코딩이 너무 재미있으며 사실은 혼자 공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을 반짝입니다. 

- 선생님 코딩이요, 학원에서 처음에 배우는 건 그냥 체험같은 거거든요. 스크래치, 로봇코딩 뭐 그런 거 말이예요. 저는 C-언어 배우고 있어요.

- 어렵지 않아? 

- 어려운데 재밌어요.  곧 대회가 있는데 나가고 싶어요.  대회준비반에 들어갈거예요. 

- 한달 다녔는데 가능해?

- 저 사실 독학으로 공부를 했어서요. 대회 꼭 나갈거예요.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신이 난 동수를 보며 꿈만 꾸기도 바쁜 열여섯 아이가 엄마와 동생들 걱정까지 하는 것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자기성장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동수와의 면접을 마치면서 동수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했습니다. 

- 동수야 선생님이 한가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당분간 어른이 되기 전까지 그냥 니 생각만 해. 그래도 돼. 엄마는 너를 잘 키워야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분이야. 그러니 엄마가 감당하시는 거지.  안그러면 나중에 엄마가 원망스러워질 수도 있어.

- 엄마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그래. 당연하지. 이제 너는 너를 위해서 살아.  약속이다. 

생각이 깊고 엄마와 동생들을 생각하는 동수를 헝겊원숭이운동본부가 응원합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응원해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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